서울에서 첫 일주일이 그랬듯이, 보스턴으로 돌아와서 다시 첫 열흘. 다른 아무 것도 신경쓸 필요 없이 딱 한 가지만 머릿속에 집어 넣구 지내니깐 정말 좋더라. 걱정할 필요도 없고, 그래야 할 이유도 없고. 그냥 눈깜짝할 사이에 황금같은 내 인생에 마지막 백수기간을 보내버렸지만, 그 지나간 짧은 시간이 안타깝기 보다는, 그 시간을 이렇게 누구 덕분에 즐겁게 행복하게 보낼 수 있어서 참 감사한 것 같다. 수업도 없고, 랩에도 안 나가고. 일상 한 가득 오직 한 사람만 생각하고 살아본 게 이번이 처음인데, 그냥 이렇게 평생 살고 싶어졌다. 옛날엔 내가 백수하면 좀이 쑤셔서 못 견딜 줄 알았는데, 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 이 정도 연속적인 긴 여유가 생기면, 이런 기회 언제 오냐고 여행이라던지, 뭔가 특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