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雜談

오직 하나

Q1 2010. 1. 24. 23:04
서울에서 첫 일주일이 그랬듯이,
보스턴으로 돌아와서 다시 첫 열흘.

다른 아무 것도 신경쓸 필요 없이 딱 한 가지만 머릿속에 집어 넣구 지내니깐 정말 좋더라.
걱정할 필요도 없고, 그래야 할 이유도 없고.
그냥 눈깜짝할 사이에 황금같은 내 인생에 마지막 백수기간을 보내버렸지만,
그 지나간 짧은 시간이 안타깝기 보다는, 그 시간을 이렇게 누구 덕분에 즐겁게 행복하게 보낼 수 있어서 참 감사한 것 같다.

수업도 없고, 랩에도 안 나가고.
일상 한 가득 오직 한 사람만 생각하고 살아본 게 이번이 처음인데,
그냥 이렇게 평생 살고 싶어졌다. 옛날엔 내가 백수하면 좀이 쑤셔서 못 견딜 줄 알았는데,
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



다른 이와 함께 일상에 머물러 있는 게 이런 경험일지 몰랐다...
맨날 똑같은 일상인데, 뭐 감흥이 있을까 했는데,
하루하루 소소한 일상, 그 반복됨 가운데 존재하는 작은 변주들이
그렇게 즐겁고 소중한 기억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겪어보니 지금 껏 지내온 무미건조한 일상과 이런 일상을 같은 단어로 불러야 된다는 게 오히려 신기하고 어색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