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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타자

Q1 2009. 10. 21. 06:51
어제 ALCS 3차전에서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졌다. 동점인 상황에서 10회말 1사만루의 찬스를 엔젤스가 맞이하였다. 외야 희생플라이 하나면 끝나는 상황이었기에, 2차전에서 소녀어깨(일명 물어깨)를 자랑한 바 있는 좌익수 데이먼을 교체한다. 가장 최적의 카드는 가드너일 테지만, 이미 대주자로 소진한 상태였고, 전천후 유틸리티인 헤어스턴Jr는 이미 지명타자 자리에 대주자로 들어가 있었다. (로스터 보면 외야에 하나 더 있긴 한데, 구즈만은 그냥 대주자 요원이지, 타석이나 수비에 서는 것을 본 적이 없다-_-) [대수비 쓴 상황이 3루에 가자마자인지 만루 채우고 나서인지는 조금 헷갈린다. 어제 숙제하면서 봐서;;]

그리하여 지명타자 자리에 있던 헤어스턴을 좌익수로 돌리고 지명타자를 없애는 강수를 지라디 감독은 두게 된다. 이제 2번타자 데이먼 자리는 마운드에 있던 마리아노 리베라. 그리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바뀐 외야수를 시험하지 않고 리베라는 내야 땅볼 2개로 위기 상황을 큰 무리 없이 막아낸다.

11회초 공격. 앞서 8번에서 공격이 끝났기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2번타순이 돌아왔기에, 난 리베라를 타석에 세우고 한 이닝 더 던지게 할 꺼라고 생각했다. 믿을 만한 불펜이 누구 남았다고. 그리고 마땅한 대타도 없고, 다음 수비만 잘 넘기면 다음 이닝엔 티렉-롸드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그런데 여기서 지라디는 팀의 3번째 포수를 대타로 기용하는 극약처방을 내린다. 출루만 하면 뒤에 티렉과 롸드니깐 2사여도 한 점 뽑을 가망이 있다고 생각하고 도박을 걸었다고 봐야지... 그러나 무려 팀의 3번째 포수이다. 공격력을 바라긴 무리. 그리곤 다음 이닝 수비에 투수를 바꿨고, 바꾼 투수가.... 그래서 경기가 그렇고 그렇게 끝났다.

결과론이지만, 이미 지명타자를 없애는 무리수를 둔 바에야 리베라를 그냥 타석에 세우고 11회말을 리베라를 믿는 건 어땠을까? 12회초에 무사에 티렉과 롸드, 그리고 헤어스턴 지나면 다시 포사다. 헤어스턴한테 번트 찬스만 오면 포사다에게 기대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난 이 쪽이 더 확률 높은 도박이라고 봤는데, 2사에 내가 이름을 기억도 못하는 팀의 3번째 포수를 대타로 소진해 버리느니... 다 이유가 있고, 생각과 노림수가 있었던 선택이었겠지만, 스플릿 보면 그 투수랑 상대전적이 어땠다던지...

리베라의 타석에 선 모습을 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쳐서 매우 아쉽다...
양키 썩을 입에 달고 사는 동네라... 양키 경기는 조심스레 방에서 혼자 본다는.. -_-a